(서적)'굿 스피드의 조건' 간단 리뷰
이번에는 영어 아티클 번역이 아닌, 독후감입니다.^^; 휴가기간에 (제 기준으로)기적적으로 ‘굿 스피드의 조건‘이라는 책을 회사 라이브러리에서 대여하여 완독했습니다.
표지에 나와 있듯이 4차 산업혁명(요즘들어 지긋지긋하게 들어봤을 겁니다.) 시대에 진짜 필요한 스피드는 무엇인지 과거와 현재에 잘 나가는 기업들의 예를 들어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즉 우리가 늘 강조하는 ‘스피드’도 종류가 있으며 진정으로 필요한 스피드가 무엇인지 회사(혹은 팀)가 처한 상황에 투영해서 진지하게 고민해볼 만한 내용입니다. 그러면 빨간 줄 그을 만한 내용을 중심으로 요약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스피드와 퀄러티의 관계
우리는 보통 스피드와 퀄러티를 트레이드 오프(trade-off) 관계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요즘 시대엔 느리면 퀄러티도 없다는 것입니다.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가 말한 바 있는데요. 이렇습니다.
느리면서 좋은 의사결정(good slow decision)이란 것은 없다. 빠르면서 좋은 의사결정(good fast decision)이 있을 뿐이다.
스피드는 경영의 우선순위가 아닌 모든 측면에서 요구되는 필수입니다. 다만 스피드를 특정 프로세스의 속도를 높이는 것으로 오해를 하면 안됩니다.
스피드의 종류
1세대 스피드 : 오퍼레이션 스피드
1970년, 1980년대에는 각 기능의 프로세스가 빠르면 빠른 기업이었습니다. 이러한 오퍼레이션 스피드는 일본 기업들에 의해 주도되었으며, 연구자들은 신제품 개발에서 생산까지의 ‘빠른 사이클 역량’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결론을 내었습니다. 즉, 프로세스 효율화를 말합니다.
2세대 스피드 : 전략 스피드
모든 기업들이 오퍼레이션 스피드가 상향 평준화 되면서 1세대 스피드의 이점이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무한경쟁의 시대에서 거대 전략의 수립과 전개는 글로벌화와 맥을 같이하였으며, 글로벌화 노력은 효율과 단기성 관점에서만 보면 부실하고 근거가 박약한 전략이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고수익을 창출해냈습니다.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의 성공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3세대 스피드 : 실험 스피드
향후 10년간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이고, 불확실성에 더해 저성장이라는 부담까지 짊어지고 가야하는 상황입니다. 빨리 보고, 빨리 행동으로 옮기고, 실패하면 곧바로 다음 시도로 옮겨가는 ‘스피드’가 핵심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3세대 스피드인 ‘실험 스피드’는 ‘실패’를 본원적 요소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1세대와 2세대 스피드에 익숙한 사람들은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래에는 실험 스피드를 발휘하는 기업이 성공할 것이며, 지금 3세대 스피드에 올라타느냐의 기로에 있다고 봐야합니다.
빠르기의 종류
빠르기의 종류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단순히 단위시간내 이동거리를 뜻하는 스피드(속력)과 단위 시간내위치 변화량인 벨로서티(속도)가 있습니다. 아무리 빨라도 제자리인 경우가 있기 때문에 기업의 빠르기는 벨로서티로 봐야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주 사용되는 다른 빠르기는 애질리티(agility, 민첩성)입니다. 주로 자극에 대한 반응(reaction)으로 나타나며 경영학에서는 스피드나 벨로서티보다 오히려 더 많이 다루어졌습니다.
그 외에 ‘경기 진행 속도’를 의미하는 페이스(pace), 리듬이나 사이클을 의미하는 카덴스(cadence)도 요즘 많이 쓰는 용어입니다.
스피드 공식
경영에서 사용되는 스피드 공식 = 밸류(value) / 시간
즉, ‘단위시간 대비 창출되는 가치(value)’로 계산될 수 있습니다. 3세대 스피드에서 이 공식의 가장 효과적인 활용 방법은 서로 분리된 ‘시간’과 ‘밸류’가 아닌 스피드 공식 ‘밸류/시간’이라는 하나의 개념으로 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3세대 스피드에서 선도자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밸류/시간’고민이 우리 몫이 되어야 하며, 이런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며 실행하는 사람을 리더로 써야한다고 합니다.
빠른 기업의 이점
당연히 경제적 이득, 흔히 선점자 이익(first-mover advantage)이라고 하며, 제품이 범용화되기 전에 프리미엄 가격을 누릴 수 있다.
회사가 빠르면 기회가 많습니다. 트렌드를 빨리 감지함으로써 기회를 먼저 발견하고 적시적인 의사결정으로 사업화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재확보에 유리합니다. 빠른 회사는 인재 유인력이 높고, 특히 혁신 성향과 위험 감수 성향의 인재에게 매력적인 직장입니다. 빠른 기업은 관료주의가 적고 사내 정치도 많지 않아 목표 지향적 인재들이 덜 빠져나갑니다. 이들은 목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중시하기 때문입니다.
스피드의 드라이버
크게 목표, 권한, 신뢰가 있습니다.
이 3가지가 함께 작동하면서 조직의 스피드를 높여줍니다. 하지만 한국 기업에서 가장 부족한 것도 이 3가지입니다.
목표
현재 스피드와 미래 스피드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항목은 바로 ‘명확한 목표 인식‘입니다. 여기서 필요한 질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고, 왜 가는 것인가?
- 우리는 어떤 외부 여건들에 직면해 있는가?
- 우리의 내부 역량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 위의 요인들에 기초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항상 동료에게,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답을 듣고 반문해야 합니다.
권한
권한(power)은 모든 자발적 행위의 토대이며, 그 행위를 가능하게 만드는 기반입니다. 권한이 없다면 자발적 행위란 없을 것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권한은 스피드의 토대이기도 합니다.
권한부족의 2가지 이유
- 관료주의(bureaucracy) : 공식화, 중앙집권화, 높은 관리직 비율
- 관성화(inertia) : 회사의 ‘규모’ 성장보다는 ‘성공’ 지속과 더 밀접, ‘성공 공식’에서 벗어난 모든 것을 불신, 공식에서 벗어난 시도에 대한 저항
권한부족 해결 방안
- 실질적인 계층 축소
- R&R의 명확화
신뢰
‘신뢰’는 스피드의 윤활류 역할을 합니다. 3세대 스피드에서 신뢰는 회사의 목표 달성 가능성을 높이며, 심지어 신뢰 없이는 목표 달성이 요원할 수 있습니다. 조직이 3세대 스피드를 필요로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조직 구성원들이 그에 적합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끔 하는 신뢰는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됩니다.
신뢰의 기능
- 목표를 향해 개인들의 최선(best)이 발현되도록 합니다.
- 신뢰는 협업의 필수적입니다.
- 조직 목표에 전 임직원이 전념하도록 합니다.
압축과 실험
스피드 경영의 두 모델에는 압축과 실험이 있습니다. 압축 모델의 전형적인 모습은 ‘프로세스 오버랩’과 ‘동시진행’으로 나타납니다. 실험모델은 이터레이션, 즉 반복입니다. 중간중간 고객의 피드백을 신속히 받아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냈다면 그것이야말로 스피드 경영입니다.
조직반응 속도론
빠른 조직을 구현해낼 아이디어들을 화학의 반응속도록에서 찾아보는 내용입니다. 조직의 반응속도를 높이는 요소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반응물의 특성 : 채용 시부터 개방적이고 유연한 성향의 사람을 뽑는 것이 중요합니다.
- 물질의 상태 : 조직내 경직성을 풀어줘야 합니다.(아이디어가 자유롭게 흐르고 정보 공유가 활발하도록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 높은 농도 : 조직내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 많을 때 아이디어의 접촉이 활발히 일어납니다.
- 높은 온도 : 역량을 갖춘 사람과의 접촉을 늘려야 합니다.
- 적절한 압력 : 목표와 전략적 방향성이 있어야 합니다.
기업 사례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기업
- 3세대 스피드의 대표주자 구글
- 비교를 거부하는 스피드 애플
- 마라톤 스피드 아마존
스피드 도전에 직면한 기업
- 다시 빨라질 수 있을까? IBM
- 기어 체인지가 필요한 GE
- 새로운 목표가 필요한 MS
- 전문가 스피드가 강점인 인텔
선도자 스피드
보통 선도자 보다 추격자의 스피드가 빠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추격자가 조만간 선도자를 추월해야 할 텐데, 실제로 그런 경우는 보기 힘듭니다. 그리고 선도자가 도태되는 경우는 많지만 그렇다고 추격자가 그 자리를 차지하지 않고, 오히려 그 자리는 혁신성으로 무장한 무명의 신생 기업에 돌아가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즉, 추격자 스피드와 선도자 스피드는 특성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선도자 스피드로 갈아타기 위한 답은 아래 ‘스피드 토대‘에 있습니다.
기반 요인과 집중 요인은 강화하고 방향을 잡아나가야 하는 요인이며, 다중성 요인과 위계 요인은 과도하게 진행되지 않은 한 별 문제가 되지 않는 요인입니다.
스피드 토대
기반 요인
- 구체적이고 달성 가능한 목표와 방침
- 상하 간 활발한 토론
- 개방적이고 유연한 목표 달성 방식
- 전략의 공유와 이해
- 새로운 시도에 대한 인센티브
- 팀워크와 부서 간 협력
- 권한과 책임의 범위 명확
집중 요인
- 전략 성공에 전념
- 전략적 우선순위 과제에 우수 인력 배치
- 성공 사례의 신속한 채택 및 조직 내 전파
- 빠르게 체득하고 소통하기
다중성 요인
- 화경과 고객 니즈의 복잡성 증가
- 조직 복잡성 증가
- 큰 방향을 알면서도 구체적 결정은 못하는 것
위계 요인
- 의사결정이 최고위층에 집중
- 의사결정이 내려지기 까지 대기하는 시간 증가
선도자 스피드를 위한 첫걸음
- 목표 지향성과 자발성, 그리고 이 둘을 연결하는 투명성
- 지향점을 공론화하라
- 스피드를 진단하라
- 워크 플랫폼을 통해 투명성을 확보하라
정리
책의 목차에 작은 살점만 몇개 붙여 놓듯이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위의 글만 보면 누구에게는 뻔한 내용일 수 도 있겠습니다만, 현장에 있는 임직원들과의 면담내용, 설문조사 등을 분석한 것을 책에 상세히 담아 4차 산업혁명에 뛰어드는 기업과 조직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절실하게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경영자가 아닌 실무를 하는 분들에게도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